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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이 절대적일 수 없는 이유(운명은 정해진 것인가?)

sarang Mar 11, 2019

"운명이 ○%, 의지가 ○%다" 이런 얘기를 흔히들 하지요? 저도 그에 동의하지만, 타고난 운명(차트, 명반 등등)을 바꿀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아요. 하지만 미래는 결정되어 있지 않으므로 자유 의지가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한답니다.

음..@_@ 이 무슨 앞뒤가 안 맞는 말이냐고요? 차근차근 얘기해 볼게요.

점성술은 '기호'로 이루어져 있다

점성술을 예로 들면 차트(사주를 예로 들면 명반이 되겠죠) 외에도 차트의 주인이 속한 시대, 사회, 환경 등등 차트 바깥의 요소도 어마어마하게 작용하기 마련입니다. 그 이유는 차트를 구성하고 있는 게 **'기호'**이기 때문이에요.

아시다시피 기호는 상징성을 담고 있어서 A로도 발현될 수 있고 B로도 발현될 수 있답니다. 그리고 그처럼 발현 가능한 범위가 생각보다 넓어요.

이를테면 토성은 관계의 단절을 일으키지만, 구속도 가져오는지라 토성이 들어와서 결혼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있답니다. (저도 트랜짓 토성이 네이탈 7하우스에 들어왔을 때 결혼한 경우 =.=)

"토성이 들어오니 애인과 헤어지겠네요 vs 토성이 들어오니 애인과 결혼하겠네요" 이렇듯 한끗 차이 같지만 결과는 판이하게 다른 해석은, 차트 상에서 토성이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느냐 여부를 살펴볼 뿐만 아니라 차트의 주인이 현재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애인과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 등등 현실 전반을 두루두루 알아보는 것에 달려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전후 맥락도 없이 단지 차트의 기호만으로 '기면 기다, 아니면 아니다' 식으로 판가름할 수 없는 셈이에요. (그럴 수 있는 건 신(?)밖에 없는 게 아닐지...)

시대와 사회를 반영하는 차트

똑같은 차트인데 시대가 다르다고 가정해 봅시다. 조선 시대의 차트와, 일제 강점기 시대의 차트와, 새마을 운동 시대의 차트와, 현대 시대의 차트가 똑같이 해석될 수 있을까요? 그렇지 않지요. 특히나 대한민국처럼 다이내믹할 정도로 급변하는 사회일수록 당시 시대나 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하는 게 필수입니다.

여성의 경우는 더욱 그렇습니다. 개인적으로 흉한 구조를 생산적으로 발휘하는 방법 중 하나가 직업이라고 보는데 ("팔자에 살이 많으니 칼 쥐는 일을 해라" 같은 말과 비슷한 맥락으로), 불과 저의 부모님 세대 때만 해도 여성의 직업적인 활동이 자유롭지 못했어요. 흉한 구조를 직업처럼 다른 식으로 발휘하기 힘드니까 모조리 개인사로 받아들여야 했고(오죽하면 여성은 모든 게 팔자에 달려 있다는 "여자 팔자는 뒤웅박 팔자"라는 말이 나왔겠어요), 그래서인지 여성의 팔자에 가해지는 평가의 기준도 유독 엄격했지요.

지금은? 사회적인 활동이 활발한 여성들 중 소위 남자 잡아먹을 팔자 많을 겁니다 ㅋㅋㅋ 하지만 팔자(차트나 명반의 기호)를 다양하게 발휘할 수 있는 범위가 전보다 훨씬 넓어졌기 때문에, 옛날에는 흉흉한 소리를 들었을 차트의 주인이 현대 사회에서는 잘 먹고 잘 사는 거예요.

환경과 운명의 상관관계

또 다른 예를 들어 보자면, 차트가 그저 그래도 환경이 좋으면 잘 먹고 잘 살거나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풍부하고, 차트가 좋아도 환경이 받쳐 주지 않으면 그 좋은 구조를 완전히 살리지 못하는 경우 역시 부지기수랍니다.

자수성가한 사람의 차트 말고, 금수저라서 잘 사는 사람의 차트가 유독 좋은 구조를 갖고 있던가요? 솔직히 저는 잘 모르겠던데요..( ' ')a 임상을 하다 보면 차트와 차트 바깥의 요소(시대, 사회, 환경 등등)는 따로따로라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특히 한국 사회가 갈수록 계층 간의 이동이 힘든 분위기를 향해 치닫고 있다 보니 더욱 그렇습니다. 씁쓸한 현실이지요.

즉, 차트의 기호는 차트의 주인이 속한 시대, 사회, 환경, 그리고 그때마다의 선택이나 자유 의지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발현될 수 있습니다. 태어날 때 부여받은 기호 자체는 바꿀 수 없지만, 그 기호로 이뤄 나갈 미래가 결정되지 않은 건 이러한 맥락입니다.

삶에 점을 맞추다

그처럼 기호의 발현 범위가 넓다 보니 차트를 해석할 때도, 차트의 주인이 속한 사회나 상황 같은 현실을 잘 아는 게 중요한 키(key)가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수련의가 전공을 고민한다고 쳐 봅시다. 온갖 기법을 써서 차트를 면밀히 읽어도, 각 전공이 어떤 성격을 띠며 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다면 결코 적절한 답을 줄 수 없을 겁니다. 인생의 모든 게 마찬가지이지요. 결국 차트도 세상을 아는 만큼 보이는 거예요. 그러니 신(?)이 아니라서 세상살이 전부를 속속들이 알지 못하더라도 차트의 주인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원하는지 잘 듣고 나서 그것을 바탕으로 해석하는 게 필수가 됩니다.

점을 대단한 것처럼 여겨서 점에 삶을 맞추는 경우를 흔히 봅니다. 점에 삶을 맞추다 못해 휘둘리는 셈이지요. 점을 잘 활용하려면 반대가 되어야 합니다. 삶에 점을 맞춰야 해요. 점은 어디까지나 점일 뿐이고, 다양하게 발현될 가능성을 안고 있는 기호이자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점성술에서 점, 기호, 도구는 모두 수성이 상징합니다)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면 점에 휘둘리는 게 아니라, 점을 수성답게 유익한 도구로 활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

sarang

sarang

Life Counselor & Astrologer

2005년부터 개인 상담, 온라인 강의, 칼럼 연재 등 다양한 점성술 관련 활동을 해 오고 있습니다.